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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or

베지터블 레더 Vegetable Tanned Le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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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컬러콜라 작성일21-05-26 20:49 조회1,0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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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콜라 아티클러 Articlor 는 에디터가 엮어낸 비정기 아티클, 혹은

가벼운 신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수제화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가죽.

아티클러의 이번 주제는 천연 가죽의 특성이 살아있는 베지터블 레더 Vegetable Tanned Leather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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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etable Tanned Leather


생소한 이름의 이 소재는 식물성 원료로 무두질한 가죽을 말합니다.

주로 고급 가죽을 만들 때 사용되는 방법으로, 탄닌이 풍부한 나무껍질에서 채취한 탄닌에 담가 가죽을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가죽 제품들은 대량생산이 쉬운 크롬 태닝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롬 태닝은 번거로운 태닝 과정을 간소화 시킨 방법으로, 기계를 통해 중금속의 일종인 크롬 성분이 포함된 염료에 가죽을 담가내는 방식입니다.


이에 비해 베지터블 태닝은 공정의 80% 이상을 수공에 의존하며 기본적으로 80일, 더 오래는 1년 이상의 시간이 드는 가죽도 있습니다.


다른 태닝 방법에 비해 공정이 복잡하고, 오래 걸리며, 손이 많이 가지만 전통적인 베지터블 태닝 방법을 고수하는 Vera Pelle 협회 등의 노력이 있기에 2021년 현재까지도 가죽 본연의 자연스러운 색감과 텍스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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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Time Gose by...


베지터블 레더는 시간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독특한 소재입니다.

흔히 오래 숙성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비유할 때, 와인에 빗대어 이야기하곤 합니다. 좋은 Vintage의 와인은 숙성되면서 그 향과 풍미가 더욱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베지터블 레더는 마치 와인처럼 시간이 남기고 간 흔적에 따라 그 독특한 매력을 더하곤 합니다.


모든 천연 가죽들은 외부 자극, 즉 햇볕과 온도, 유분과 수분 등에 의해 점점 색과 형태가 변합니다.

가죽 표면에 유막이 생기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색이 변하는 과정을 에이징 Aging 이라고 합니다. 화학약품으로 크롬 태닝 된 가죽보다 원재료의 매력을 온전히 살려낸 베지터블 레더에서 이런 변화를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컬러와 광택으로 염색된 제품과 달리 사용하면 할수록 부드러워지며 진한 색을 덧입는 이 에이징이 베지터블 레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입니다.


같은 날 구매한 베지터블 레더 슈즈라도, 누가 어떤 환경에서 착용했는지에 따라 태닝 된 컬러와 형태에 분명한 차이가 생깁니다. 하루하루 생활의 흔적이 그대로 스며든 에이징은 신발 한 켤레에서 찾을 수 있는 개인의 Vintage이며 Identity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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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ime Tanned Shoes


브랜드의 입장에서야 많은 분들이 여러 켤레의 신발을 소유해 주신다면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 켤레의 신발이 소비자의 하루에 함께하며 지속적인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요. 물건을 소유함에서 나오는 행복보다 물건과 함께 쌓아나가는 경험에서 나오는 즐거움이 더욱 지속적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베지터블 레더를 통해 신발을 소유가 아닌 경험으로, 내 라이프 스타일의 일부로 만드는데 도전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슈즈에 매일의 흔적을 켜켜이 쌓아, '대체 불가능한 한 켤레'의 슈즈를 만들어가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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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riginal Source: Pelle Conciata al Vegetale in Toscana

Copyrights: Pelle Conciata al Vegetale in Toscana.